이글루스 | 로그인


by dovob
카테고리
전체
_ monologue
_ postscript
_ journey
_ Moscow
미분류
최근 등록된 덧글
'잘' 살고 계신가? 홈페이..
by maksoju at 11/19
집이 포항이었음? 아, ..
by KaiCey at 01/20
글에 써 있듯 포항인데;; ..
by dovob at 12/20
저기 바다 어디에여?
by 봉구 at 12/14
해당하는 게 없다니. 낡..
by 화영 at 11/20
응 ㅎ 꾸뻬나 쁠라쯔나 벽..
by dovob at 11/17
사진은 플라츠? 이번 금..
by pulse01 at 11/13
보드카 좋지~ 그보다 난..
by dovob at 11/09
pulse01/ 이건 첨 보는 ..
by dovob at 11/06
난 아흐마또바는 그 시 ..
by pulse01 at 11/06
메모장

Как сердцу
 высказать себя?
Другому как
 понять тебя?
Поймёт ли он,
 чем ты живёшь?
Мысль изречённая
 есть ложь.
Взрывая,
 возмутишь ключи,
Питайся ими
   - и молчи.

말로 표현한 사상은
거짓이리니.

침묵하라.

-silentium, 1892
표도르 이바노비치 쮸체프.
이글루 파인더
포토로그

두봡♬'s photo.(F11누르고 감상)
태그
동유럽 페스티발 하늘공원 영화 쌈지 후기 푸쉬킨 문학 포항 가을 음악 러시아 모스크바 죽도시장 유학기 여행 억새축제
전체보기
rss

skin by 狂風
당신은 어떤 사랑을 하고 있습니까? - 제정 러시아의 사랑이야기_1

공이 전공이다보니 러시아의 시들을 읽을 기회가 많다.

 그 중에 한국인들이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라는 시를 통해 익히 알고 있는 푸쉬킨(혹은 뿌쉬낀, 푸슈킨.. 등등;;)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많은 작품을 남겼다. 특히 사랑에 대한 글들은 경험에서 우러나온 사실적인 묘사가 꽤나 눈길을 끈다. 실제로 그는 요즘 사람들이 말하는 '매력남'이었다고 하니 여성편력도 화려하시다고.. (흠흠;)

 각설하고, '근대 러시아 시'라는 수업에서 발표하기 위해 읽었던 푸쉬킨 시.
 그것들에 나온 러시아인들의 사랑이야기를 살짝 소개해볼까 한다. 

1. 사랑을 하면 시인이 되더라.

‘영원이란,/누구에게도 허락될 수 없는/이 세상의 가장 큰 거짓말. [가장 큰 거짓말] ’  - 인터넷 소설작가, 귀여니의 시집 <아프리카> 중 발췌

 굳이 문학적 소양이 없더라도 이 짧은 문장은 누구나 이해가 가능하다. 웹이 발달한 오늘날, 누구나 시를 쓰고자 하면 시인이 된다. 남들이 다 보는 웹 다이어리에서라도! 유행하듯 공감가는 글귀를 다투어 ‘스크랩’ 하고, 부족해 보이면 어디서 가져온 건지 모르는 그림 하나 붙여넣어 글씨 색을 고민하며 꾸미고..

 공허주의자 오네긴과 그의 친구 순정파 시인 롄스키가 나온 '예브게니 오네긴' 이란 소설을 아시는지?
그 옛날 롄스키가 지금 살아있다면 그의 여자친구는 온갖 수식어를 붙여 자신을 칭송하는 미니홈피(작품에선 예쁜 낙엽과 찬양시로 채워진 앨범을 선물한다.)를 잘 감상했을 게다. 혹은, 시크한 듯 무심하게 자신의 연애이야기를 은유하는 몇 마디 글을 쓰고, 올라가는 조회수를 음미하는 왕년의 오네긴 같은 이도 있었을 것.

사실 이제 소개할 두 시는 푸쉬킨이 한 여인을 대상으로 썼다고 알려져 있다.

* 참고 - “^^! 이 시(Ты и Вы)는 1828년 쓰여졌으며 안나 알렉세예브나 올레니나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요. 그녀 스스로 주장한 바에 의하면요. 그녀는 자기가 푸슈킨을 '그대'라고 잘 못 말했더니 푸슈킨이 그 다음 일요일에 이 시를 가지고 왔고 이시를 종이에 베껴 썼다고 합니다. 그러나 누가 원인이 되었는지는 정확히 알수 없지요. 중요한 건 시 작품이 우리에게 이러한 정서를 알려주고 공감을 얻는 일이지요.” - 2008, 고려대 근대러시아시 강의 중, 최선 교수.

← 안나 올레니나 / 키프렌스키 作
Anna Alexeevna Andro-Olenina (11.08.1808 - 18.12.1888) Анна Алексеевна Андро, графиня де Ланженрон, урожденная Оленина. Дочь президента Петербургской Академии Художеств, Алексея Оленина. Возлюбленная Пушкина в 1828 -29 гг. Адресат его стихотворений "Её глаза", "Пустое Вы сердечным ты...", "Я Вас любил"многих строф "Онегина" Музыкантша и певица. Автор неизданных до сих пор дневников и мемуаров о Пушкине. Супруга вице - президента Варшавы графа Ф. А. Андро де Ланжерона. Обладала незаурядным умом и блестящим талантом рассказчика. Покровительствовала молодым талантам Польши. Известно о ней крайне мало. (출처 : 위키피디아)
안나 알렉세예브나 안드로-드 랑줴론 백작부인, 올레니나 집안에서 태어남. 뻬쩨르부르그 화가 아카데미의 수장인 알렉세이 올레닌의 딸이다. 1828~29동안 푸쉬킨의 연인이었다. 그녀에게 헌정된 시로써 “ "그녀의 눈동자", "공허한 '당신'에서 진심어린 '그대'..", "난 당신을 사랑했소" (요것들이 이 포스트의 주인공)등이 있고, ‘올레니나’를 노래한 수많은 음악가와 가수가 있다. 푸쉬킨에 대한 회고록과 일기의 저자이고, 바르샤바시장 F.A.안드로 드 랑줴론 부인이었다. 보기힘든 영리함과 이야기꾼의 재능을 소유했으며, 젊고 재능있는 폴란드인들을 후원했다. 그녀에 대해 알려진 건 매우 적다.(발로한 번역..ㅠ_ㅜ)

어쨌든, 이제 저 ‘두 시에 나타난 화자 각각’의 모습을 알아보는 것에 초점을 맞추자. 우선 첫 번째 시.

2. ‘당신’은 공허하고 ‘너’는 애정어리다? Ты и Вы

정말 한 두 번이 아냐 / 널 볼 때마다 / 뜨거워지는 / 내 심장이 날 괴롭혀/ 숨쉬는 것마저도 힘들어/ 들리지도 않게 중얼거리다 / 널 마주치면 / 삼켜 버릴 말 I LOVE YOU / 언제쯤이면 니 앞에 꺼낼까 - 휘성 ‘어쩌다보니 비밀’ 中 발췌

  사람들은 서로 이름을 부르면서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는다. 이때 상대방과 어떤 식의 지칭을 쓰느냐에 따라 인식이 달라지게 마련. 우리나라에 존칭법이 있듯, 러시아에서도 바로 이 Ты 와 Вы로 구분된 지칭이 존재한다는데, 이건 어디까지나 심리적 거리에 영향을 미치는 한 요인일 뿐이다. 미리 말하지만, 사랑의 가능성을 점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만, 자기야~ 우리 꽃사슴~ 이런 별명이 아니니 독단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에서도 자국의 특별한 문화적 지칭법이라고 말하고 있으니, 그네의 사회역사적 문화를 모르는 이들이라면 단순히 ‘너와 당신이 뭐가 그리 특별해?’ 라고만 해석할지도 모르겠지만- 러시아를 공부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미묘한 차이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으리라 본다. 친밀한 사이는 Ты, 서먹하거나 공적인 자리에선 Вы. 

Пустое вы сердечным ты              공허한 당신을 애정어린 너로
Она, обмолвясь, заменила,         그녀는, 무심코 바꾸었네.
И все счастливые мечты              그리고 모든 행복한 꿈들이
В душе влюблённой возбудила.  사랑에 빠진 내 가슴속에서 일어났지.
Пред ней задумчиво стою;           그녀 앞에 나 생각에 잠겨 서 있고
Свести очей с неё нет силы;       그녀로부터 눈을 뗄 힘을 잃지.
И говорю ей как вы милы!           그리고 그녀에게 말하네. "당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И мыслю как тебя люблю!           그러면서 생각하기를-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단지 “ты”라고, 그것도 무심코 나온 말인데 이 남자, 너무 좋아한다. 모든 행복한 꿈이 가슴에서 들고 일어날 정도로.
그의 속마음을 잠시 떠올려보자.

 아- 그녀가 나를 ты라고 부르기 시작했어. 이게 시작이 될 거야. 무심코 불렀다는 건 그녀도 마음속으로 나를 좋아한다는 증거가 아니겠어?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길까? 그녀에게 사랑고백을 해야지, 지금은 비록 예쁘다는 칭찬으로 내 마음을 감추고는 있지만 내 진심을 그녀도 알게 될 거야, 그리고는 결혼을 해야지, 그녀와 백년만년 살게 되면 얼마나 행복할까..

 그가 생각하는 ‘행복한 공상’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왜 그는 그녀를 너라고 부르지 못하고 이렇게 애만 태우고 있을까. 그녀는 화자가 자신을 그토록 생각하는 줄 알고는 있을까? 아마 그는 어느 여염집의 귀족아가씨를 마음에 품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마치 화자를 그 집의 하인으로 착각할 여지도 충분하지만 러시아의 Ты / Вы는 수직적 개념은 아니니 ‘머슴과 아씨’의 사랑은 가능성을 남긴 채 살짝 접어두자. 사랑에 빠진 남자라면 누구나 그녀를 하늘의 달처럼, 마돈나처럼 높게 보기 마련이니까.

  물론 이 남자, 순박함이 도가 넘쳐서 그녀를 건드리지도 못하며 아름다움만 찬양한다. 그녀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칭찬을 듣고 있으며, 계속 이런 거리만 유지한다면 결국 다른 사람과 똑같을 수밖에 없다는 건..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는 걸까.
 
 시공과 남녀를 넘어서, 사랑하는 방식이 무엇이냐에 따라 수천가지의 모습이 나오고, 또 그것들을 모두 이해하고 포용하고, 또 응용할 수 있는 것이 인간일 것이다. 아마 이 화자는 조금 힘든 길을 선택하지 않았나 싶다. 그것이 스위치처럼 마음대로 되겠냐만은.
 
 이쯤에서 “사랑이라는 게임에서는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지기 마련이다”라는 어느 드라마의 대사가 떠오른다.

이제 내일 마저 포스팅할 이야기. 첫번째 시와는 조금 다른 사랑이야기.  '나 당신을 사랑했소' 가 남았다.

 

by dovob | 2008/11/03 00:52 | _ monologue | 트랙백 | 핑백(1) | 덧글(2)
트랙백 주소 : http://dovob.egloos.com/tb/4707812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Linked at dovob@지구별. : 당신은.. at 2008/11/06 02:26

... 첫번째 글3. 널 사랑하지만 놓아줄게, 다른 사람 품에서도 행복하길..Я вас любил..Я вас любил: любовь ещё быть может, В душе моей уга ... more

Commented by 로메슈제 at 2008/11/03 01:12
예브게니 오네긴은 결말이-_-;;;뭐랄까 참 의외다 싶었죠.
형식이 독특하기도 하고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 작품이예요.
Commented by dovob at 2008/11/03 22:55
로메슈제/ 다른 나라 언어로 번역하면 그 매력의 10분의 1도 느낄 수 없는 원작.. ㅠ 그러게요- 전 막장으로 치닫는 드라마만 보다가 오랜만에 이런 결말을 보는 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던 거 같네요 :)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